2020-04-25

고장난 애플 유선 키보드 A1243, 마이티 마우스 후기

고장난 애플 유선 키보드 A1243, 마이티 마우스 후기

중고로 맥미니를 구입하면서 함께 딸려온 유선 키보드와 마이티 마우스를 우연히 사용하게 되었다. 

애플 유선 키보드는 2007년도에 출시되었는데, 사용자들의 평가가 좋은 편이다. 높은 내구성과 풀사이즈 키패드에  좌우 USB포트도 달려있다. 

마이티 마우스도 이 유선 키보드에 연결해서 사용해보니 그립감이 나쁘지 않았다. 휠은 상당히 예민하다. 마이티 마우스는 특히 휠 부분이 상하좌우 스크롤도 되지만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평이 많다.  스퀴즈 버튼도 있지만, 분해 세척이 어려워, 결국 접착제로 봉인된 마우스를 열어서 청소해야 한다.

스퀴즈 버튼은 클릭감이 딱딱해서 활용도는 조금 떨어져보인다. 적응하면 또 모르겠다. 휠도 일반 PC 마우스 휠처럼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휠 스크롤도 윈도우 환경에서는 정해진 라인대로 균일하게 스크롤 되지만, 맥에서는 가속화 방식의 스크롤이라 미세하게 움직이다보면 약간 답답하다. 마이티 마우스 자체는  아직도 제법 찾는 이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애플 A1243 유선 키보드를 테스트를 해보던 중 특정 키가 고장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중고 판매자가 특정 키가 고장 난 키보드를 보내 준 것이다. 뭐 맥미니 자체도 크게 비싸게 구입한 건 아니라서, 불만은 없지만 그냥 버릴까했다. 어차피 기존 키보드로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자세히 살펴 보니 키캡에 액체를 흘린 자국이 있었다.

다른 키보드도 마찬가지지만, 키보드에 액체류를 흘리면, 대부분 특정 키가 안 되거나 아에 입력이 먹통이 된다. 응급 처방은 키보드를 분해해서 말리는 방법 뿐인데, 문제는 A1243 애플 유선 키보드는 분해가 안된다. 알루미늄 상판과 하판이 접착되어있기 때문이다. 나사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누군가 고장 난 애플 유선 키보드를 거의 조각내듯이 분해하는데 성공했지만, 다시 재 조립하는것은 불가능해보였다. 해외 이용자들의 여러 후기 들을 읽어보니, 키보드의 특정키가 작동을 안한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댓글 중 눈에 띄는 것은 물로 씻으라는 글이었다.

 결국 버린다는 느낌으로 미지근한 물에 조심스럽게 씻어서 말렸다. 이틀 말리고 테스트해보니, 증상은 똑같았다. 다행인 점은 거의 펑션 키만 고장 난 상태라, 키 바인더만 바꾸면 남는 F13 ~ F19 를 활용해서 다시 쓸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신경쓰기 싫어서 다시 처박아 두었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테스트를 해보니, 역시 증상은 똑같았다.

그런데 우연히 테스트 하던 중 고장 난 키가 우연히 작동하는 것이다.

운 좋게 키보드가 살아난 것이다. 어떤 접촉 오류나 간섭에 의해서 키가 작동을 안하는 것 뿐이지, 키들 자체는 살아있다는 것을 확신 하고는, 마지막으로 키보드를 세척해보기로 했다. 미온수에 정성껏 키보드를 씻었다. 그리고 다시 이틀 말리고, 테스트 해보니 정상 작동한다.

애증의 키보드였다.

인터넷 가격을 찾아보니 시세는 유선키보드는 대략  6만원 정도, 마이티 마우스는 5만원 정도다. 고장나서 버릴까 했던 애플 유선 키보드가 살아나니, 괜히 돈 번 기분이다.

다시 물만 흘리지 않는다면, 오래 쓸 수 있을것 같다.

만약 액체를 흘려 고장 난 애플 키보드가 있다면, 미온수로 세척 후 이틀 이상 말려 보기를 권한다.

끝.